더불어시민 vs 열린민주…범여 '비례 내전' 점입가경

입력 2020-03-24 14:48   수정 2020-03-25 01:43


범여권의 비례 위성 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이 득표율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더불어시민당은 “열린민주당을 찍으면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탈락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열린민주당은 “최소 12석은 확보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최배근 더불어시민당 대표는 24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열린민주당과 근본적으로 ‘윈윈’은 될 수 없고 제로섬 게임인 것”이라며 “열린민주당을 찍으면 11번부터 30번에 있는 (더불어민주당 출신) 후보들이 뒤에서부터 떨어져 나간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출신 비례대표 후보들은 더불어시민당 후보 명단에서 11번 이후에 배치돼 있다.

열린민주당을 창당한 손혜원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후보 20명 모두 당선시켜 교섭단체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12~15명은 충분히 당선시킬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열린민주당은 이날 전당원 투표를 통해 전날 발표한 비례대표 순번을 최종 확정했다. 투표에는 열린민주당 전체 당원의 58.4%인 1만4976명이 참여했고 투표자의 98.0%가 명단에 찬성했다. 여성 몫인 1번은 김진애 전 의원이, 2번은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받았다.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은 4번,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은 6번,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은 8번에 배치됐다. 주 전 사장의 음주운전 논란 등의 문제를 제기한 서정성 광주 남구의사회 회장(12번)은 자진 사퇴해 비례대표 후보 명단에서 제외됐다.

손 의원의 장담대로 열린민주당이 최소 12석을 얻기 위해서는 20%가 넘는 득표율을 올려야 한다. 득표율 20%는 약 500만 표에 달하는 수치다. 열린민주당이 더불어시민당 표를 잠식하는 것을 고려하면 더불어시민당은 비례에서 14석 안팎을 확보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럴 경우 더불어민주당 자체 후보는 3~4명만 당선된다.

더불어민주당과 비례연합정당을 추진한 원외 군소정당들의 반발도 계속되고 있다. 더불어시민당 참여를 검토했다가 철회한 오태양 미래당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에서 “더불어민주당 일부 지도부의 속임수 정치에 환멸을 느낀다”고 말했다. 최용상 가자평화인권당 대표는 전날 자신이 비례 후보에서 탈락한 것과 관련, “아베 신조보다 나쁜 더불어민주당”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최배근 대표는 “소수정당에 후보 추천 기회를 3명까지 균등하게 제공했는데 그쪽에서 보낸 후보들이 다 결격 사유가 생겼다”며 “범죄 사실도 있고 사회적 물의를 크게 일으킨 사례도 있었다”고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더불어시민당 후보에 대한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작 공당의 검증을 거친 후보들은 탈락하고 졸속 검증된 인사들의 당선이 확실해져서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의원은 “선거 직전까지 비례 후보에 대한 리스크 부담을 안고 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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